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대학생들은 이 시대의 기술 요소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연세대학교 IT경영학회인 ISSU(Information System SIG of Undergraduate) 학회원들이 한 학기 동안 4차 산업혁명 시대 주요한 기술 요소를 주제로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대학생의 시선에서 바라본 기술의 현재와 고민을 살펴보기 위해 최대한 제출된 원본 그대로를 전달합니다. 상반기에 이어 진행한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하반기 편은 총 6회를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오프라인 매장의 히든카드, O2O커머스
사람을 닮아가는 AI음성 비서
GAN: 감쪽같은 가짜,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나
AI면접: 현재와 미래 방향성
시민과 함께하는 스마트 시티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 저작권 누구에게

◇ 성장하는 온라인 마켓, 오프라인 매장의 활로는?

온라인 커머스 시장이 거대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의 등장으로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 세계적으로 1만 개쯤의 점포를 운영하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최강자라 불리는 월마트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온라인 커머스 성장세에 대응해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마지막 생존 카드로 ‘O2O커머스’를 꺼내 들었다.

O2O는 Online to Offline의 약자로, 온라인을 통해 고객을 유치해 오프라인으로 소비자를 유도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우리나라도 O2O서비스를 활용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거래를 촉진시키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택시, 숙박 분야에서 온라인이 중심이 되어 오프라인의 경험을 개선하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반면 오프라인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경험을 확대하는 경우도 있다.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가 대표적이다.

한국의 오프라인 매장이 중심이 된 O2O 활용 양상을 몸소 체험해보기 위해 국내 유명 오프라인 유통 업계인 올리브영, 이마트의 앱과 매장을 이용해봤다.

◇ 올리브영의 ‘스마트 스캐너’ 경험해보니

올리브영에서는 이용 가능 지역에 대해 당일 3시간 만에 배송해주는 시스템과 더불어, 모바일 앱에서 오프라인 진열 상품의 바코드를 찍으면, 특정 상품에 대한 후기와 혜택 정보를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로 올리브영 신촌점과 부평대로점을 이용해봤다. 상품의 바코드를 스마트 스캐너로 스캔하니, 상품에 대한 정보와 더불어 기사용자의 리뷰를 볼 수 있다. 직원에게 고객의 스마트 스캐너 사용빈도를 문의했다. "스마트 스캐너를 사용하는 고객이 없다(부평대로점)", "거의 없다(신촌점)"고 답해 앱 사용빈도가 그 편의성에 비해 현저히 낮음을 알 수 있었다.

올리브영의 스마트 스캐너와 고객리뷰. / 곽아현
올리브영의 스마트 스캐너와 고객리뷰. / 곽아현
◇ 이마트 ‘스마트 오더’ 편의성 좋으나 이용률 아쉬워

이마트에서는 와인 판매와 접목된 스마트 오더가 있다. 현행법 상 온라인을 통한 주(酒)류 판매가 금지된다. 직접적인 유통경로는 아니지만, 고객은 이마트 앱 내의 스마트 오더를 통해 매장별, 와인 종류별로 재고 확인과 더불어 와인의 맛과 원산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앱을 통해 마음에 드는 와인을 예약하고, 직접 현장에서 수령할 수 있다.

실제로 이마트 신도림점에 ‘모스카토’ 상품을 예약했고, 하루 뒤 주문한 상품이 입고됐다는 앱의 푸시 알림이 왔다. 일주일 후 매장의 주류 코너를 방문해 포장된 상품을 받았다. 편의성이 높다는 평가다. 스마트 오더를 이용하는 고객이 얼마 정도인지 직원에게 문의했다. 평소에는 매장을 방문해 구매하는 고객이 대부분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마트 몰의 스마트 오더를 통해 와인을 예약했다. / 곽아현
이마트 몰의 스마트 오더를 통해 와인을 예약했다. / 곽아현
◇ O2O 커머스 ‘잘’ 쓰려면

이렇듯 국내 유통업체는 온라인, 특히 모바일 앱을 통해 오프라인에서의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재고 확인 또는 예약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O2O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 추세를 보인다. 아직은 고객의 동선 파악이나 제품 구역별 고객의 집중도를 분석하는 등의 오프라인 고객 데이터를 통해 온/오프라인 프로모션 방안을 수립하거나 마케팅에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양상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O2O 커머스를 고객 경험 개선 이상으로 잠재적인 고객의 수요를 끌어올려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발전한다면, 국내 유통기업의 활로를 더 확장할 수 있다고 본다.